벽암록 - 무소는 아직 그대로 있다 (제091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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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 무소는 아직 그대로 있다 (제091칙)

무소는 아직 그대로 있다 (제091칙)

 

 

무소는 아직 그대로 있다

-[제091칙]서우유재 -

<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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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혹도 깨달음도 다 떠나고, 불법과 선에서도 풀려나서 다시는 없는 높은 경지를 가르쳐 보이며 참된 깨달음의 집을 세워야 한다. 그러면 무슨 일에도 자유자재로 대응할 수 있고, 사방팔면 어디서나 밝고 뚜렷하게 보여서 그런 경지에 곧장 다다르게 된다. 자, 말해 보아라. 어떻게 하면 그러한 인물과 함께 살고 죽는 입장에 설 수 있는지를...

<본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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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관스님이 하루는 시자를 불러 말하였다.

“무소뿔 부채를 가져오너라.”

“부채가 다 부서져버렸습니다.”

“부채가 부서졌다면 나에게 무소를 되돌려다오.”

시자는 아무런 대꾸가 없었다. 투자스님은 말하였다.

“사양치 않고 가져다 드리겠습니다만 뿔이 온전치 못할까 염려스럽습니다.”

설두스님은 이에 염하였다.

“나는 온전치 못한 뿔을 필요로 한다”

석상스님은 말씀하셨다.

“스님에게 되돌려 줄 것은 없다”

설두스님은 이를 염하셨다.

“무소는 아직 그대로 있다”

자복스님은 일원상을 그리고서 그 가운데 소 우자 한 자를 썼다.

설두스님은 이를 염하셨다.

“조금 전엔 무엇 때문에 가지고 나오지 않았느냐?”

보복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스님께서는 춘추 높으시니 따로 사람에게 청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설두스님은 이를 염하셨다.

“고생을 했지만 공로가 없는 것이 안타깝다”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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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란 하나의 부채 같은 것

그 부채 누구나 다 갖고 있건만

그게 뭐냐 물으면 아무도 몰라

맑은 바람 무소의 뿔 그걸 잡으려 드나

구름 흘러 비 그치니 쫒을 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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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자들에게 설두가 말하였다.

“맑은 바람 다시 일고 뿔 새로 돋았으니, 놀라운 한 마디 어느 누가 해보겠는가?”

아무런 대꾸가 없자 다시 한 마디 하였다.

“부채가 망가졌으니 무소를 거져오란다. 자, 그것이 있느냐?”

그러자 한 중이 말하였다.

“자, 여러분 이젠 끝났습니다. 어서 돌아가 편히들 쉬십시오.”

설두가 그 말에 크게 노하여 말하였다.

“고래를 낚으려고 낚시를 던졌더니 두꺼비만 한 마리 겨우 걸렸구나!”

그리고는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第091則]犀牛猶在 -

<垂示>

垂示云. 超情離見. 去縛解粘. 提起向上宗乘. 扶豎正法眼藏. 也須十方齊應八面玲瓏. 直到恁麽田地. 且道還有同得同證同死同生底麽. 試擧看.

<本則>

擧. 鹽官一日喚侍者. 與我將犀牛扇子來. 侍者云. 扇子破也. 官云. 扇子旣破. 還我犀牛兒來. 侍者無對. 投子云. 不辭將出. 恐頭角不全. 雪竇拈云. 我要不全底頭角. 石霜云. 若還和尙卽無也. 雪竇拈云. 犀牛兒猶在. 資福畫一圓相. 於中書一牛字. 雪竇拈云. 適來爲什麽不將出. 保福云. 和尙年尊. 別請人好. 雪竇拈云. 可惜勞而無功.

<頌>

犀牛扇子用多時. 問著元來總不知. 無限淸風與頭角. 盡同雲雨去難追. 雪竇復云. 若要淸風再復. 頭角重生. 請禪客各下一轉語. 問云. 扇子旣破. 還我犀牛兒來. 時有僧出云. 大衆參堂去. 雪竇喝云. 抛鉤釣鯤鯨. 釣得箇蝦蟆. 便下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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