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암록
부처, 자리에서 내려오다 (제092칙)
부처, 자리에서 내려오다
-[제092칙]세존편하좌 -
<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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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고 줄만 조금 퉁겨도 무슨 곡인지를 아는 그런 사람이란 천 년에 한 번도 만나기 어렵다. 토끼를 보자 곧 매를 풀어놓듯 어떤 뛰어난 자가 나타나도 일시에 덮칠 수 있어야 한다. 온갖 말과 글을 한 마디 속에 몰아넣고 삼천대천세계를 티끌 하나 속에 포함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사람과 하나가 되어 자유로운 경지를 얻었음을 입증할 사람이 있겠느냐?
<본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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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부처가 법좌에 오르자 문수보살이 백추를 치면서 말하였다.
“법왕이 설하는 법을 잘 보라. 법왕의 법이란 방금 본 그와 같은 것이다.”
부처는 그만 자리에서 내려오고 말았다.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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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열성 중에 눈 밝은 이 누구인가
법왕의 법이란 그런 것이 아닐세
영산회상 열성 중 뛰어난 자 있다면
문수인들 그 어찌 백퇴를 두들기랴
-[第092則]世尊便下座 -
<垂示>
垂示云. 動絃別曲. 千載難逢. 見兎放鷹. 一時取俊. 總一切語言爲一句. 攝大千沙界爲一塵. 同死同生. 七穿八穴. 還有證據者麽. 試擧看.
<本則>
擧. 世尊一日陞座. 文殊白槌云. 諦觀法王法. 法王法如是. 世尊便下座.
<頌>
列聖叢中作者知. 法王法令不如斯. 會中若有仙陀客. 何必文殊下一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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