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 지난 것은 현실이 아니다(32.외저설(좌상).300)
지난 것은 현실이 아니다(32.외저설(좌상).300)
지난 것은 현실이 아니다
- 한비자 제32편 외저설(좌상)[300]-
원래 인간이란 다른 사람을 위해서 애쓴다고 생각하고 일을 하면 상대편을 책망하거나 원망하게 되지만, 자기를 위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일이 잘 진행된다. 그러므로 부자지간에도 서로 원망하거나 책망하는 경우가 있고, 머슴을 고용할 경우에는 일을 잘 해달라는 뜻에서 잘 먹이는 경우가 많다. 그런 예는 진나라 문공이 송나라를 정벌하기에 앞서 그 무도함을 선언한 것이라든지, 월왕 구천이 오나라가 여황대를 구축한 것을 트집잡아 공격한 예가 그것이다. 그러므로 제나라 환공은 채에 대한 분노를 숨기고 먼저 초나라를 공격했고, 오기는 한 병사가 장차 쓸모가 있을 것을 생각하고 그 종기를 빤 것이다.
또, 선왕이 지은 부나 송, 종이나 솥 따위에 조각한 문자는 모두 반오산에 남겨놓은 조나라 무령왕의 발자취나, 진나라 소왕이 화산에 남겨둔 윷짝처럼 모두 믿을 수 없는 것들이다. 선왕들이 목표로 한 것은 이득이었으며, 사용한 것은 힘이었다. 진나라 문공이 사직을 건립했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학자의 걷잡을 수 없는 의논을 선왕의 이름을 빌어 행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 일이다. 그와 같은 일이 없어지지 않는 것은 정나라 사람이 수레와 멍에를 얻어 그것에 매달려 있는 꼴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며, 위나라 사람이 새를 잡는 역할을 하고, 복장의 아내는 걸레처럼 바지를 만들고, 을자의 아내가 자라에게 물을 먹이고, 어린아이가 억지로 어른 흉내를 내는 것과 같은 것이다. 선왕의 말 중에 선왕 자신은 가볍게 생각하고 있던 것을 현대 사람 중에 잘못 중시하고 있는 자가 있고, 또 선왕 자신이 중시하고 있던 것을 현대 사람으로서 가볍게 생각하는 자가 있다. 진실이 제대로 파악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예증으로는 송나라 사람이 글을 해득한 일이나, 양나라 사람이 기(記)를 읽은 이야기에서 볼 수 있다. 선왕의 글 가운데 영나라 사람의 편지와 같이 틀린 곳이 있으면, 후세에 와서는 그것이 영나라 사람이 한 것으로 해석되는 일이 일어난다. 국사에 적합한 처치를 취하지 않고, 선왕의 말에 의해서 계획을 세우는 일은 시장에서 신발을 살 때에 그 자리에서 자기 발에 맞추려고 하지 않고, 집에 돌아가서 신발의 크기를 재보는 따위의 일과 같은 것이다.
- 韓非子 第32篇 外儲說(左上)[300]-
挾夫相爲則責望, 自爲則事行. 故父子或怨譟, 取庸作者進美羹. 說在文公之先宣言與句踐之稱如皇也. 故桓公藏蔡怒而攻楚, 吳起懷瘳實而吮傷. 且先王之賦頌, 鍾鼎之銘, 皆播吾之迹, 華山之博也. 然先王所期者利也, 所用者力也. 築社之諺, 目辭說也. 請許學者而行宛曼於先王, 或者不宜今乎? 如是, 不能更也. 鄭縣人得車厄也, 衛人佐弋也, 卜子妻弊袴也, 而其少者也. 先王之言, 有其所爲小而世意之大者, 有其所爲大而世意之小者, 未可必知也. 說在宋人之解書與梁人之讀記也. 故先王有郢書, 而後世多燕說. 夫不適國事而謀先王, 皆歸取度者也.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