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 현자를 얻음으로써 잘 통치된다(40.난세.2)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한비자 - 현자를 얻음으로써 잘 통치된다(40.난세.2)

현자를 얻음으로써 잘 통치된다(40.난세.2)

 

현자를 얻음으로써 잘 통치된다

- 한비자 제40편 난세[2]-

어떤 사람이 신자가 한 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하늘을 나는 용은 구름을 타고, 공중에 오르는 뱀은 안개에 떠서 하늘을 노닌다고 한다. 나는 용이나 뱀이 구름이나 안개의 힘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현명한 재능을 버리고 오직 권세에만 의탁하고 있으면 나라를 잘 다스릴 수가 있을까. 나는 그런 예를 본적이 없다. 구름이나 안개의 힘에 의해서 그것을 타고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은 용이나 뱀의 재질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름이 힘차게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지렁이는 이용하지 못할 것이며, 안개가 아무리 짙어도 개미는 그것을 이용하지 못할 것이다. 요컨대 뭉게뭉게 일어나는 구름이나 짙은 안개라는 힘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타거나 이용하여 하늘을 날 수 없는 것은 지렁이나 개미의 재능이 모자라기 때문인 것이다. 지금 걸왕이나 주왕이 천하의 왕이 되어 천자의 위광을 구름이나 안개로 하여 그 힘에 의해서 정치를 한다 하더라도 천하가 혼란해질 수밖에 없는 것은 걸왕이나 주왕의 재질이 빈약하기 때문인 것이다. 요의 세력으로 천하를 다스릴 경우의 세력과 걸왕이 천하를 혼란에 빠뜨리게 한 세력을 비교할 때 무엇이 다르다는 말인가.

권세라 하는 것은 반드시 현자가 사용해야 하고, 우매한 자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법은 없다. 그러나 현자가 그것을 사용하면 천하가 다스려지고, 우매한 자가 그것을 이용하면 천하는 혼란에 빠진다. 모든 인간의 본질에 입각해서 보면 현자는 적고 우매한 자는 많으므로 위세의 이득으로 세상을 혼란하게 하는 우매한 자를 도와준다면 위세에 의해서 천하를 어지럽히는 자가 많을 것이며, 위세에 의해서 천하를 다스리는 자는 적어질 것이다. 실로 세력이나 지위라는 것은 세상을 다스리는데 있어 편리한 것이며, 세상을 혼란하게 하는데도 편리하다. 그래서 주서에는 이러한 구절이 있는 것이다.「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 주지 마라. 날개를 달아주면 호랑이는 마을에 뛰어들어 사람을 잡아먹을 것이다.」

우매한 자에게 권세나 지위를 준다는 것은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일인 것이다. 걸왕과 주왕은 높은 누대와 깊은 연못을 만들어 민중의 힘을 고갈시켰으며, 화형제도를 만들어 백성의 생명을 유린했다. 그들이 그러한 난폭한 정치를 행할 수 있었던 것은 군림하는 지위의 세력이 호랑이의 날개 구실을 했기 때문이다. 만일 그들이 보통의 사내들이었다면 못된 행동을 하기도 전에 사형을 당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권세와 지위는 호랑이나 이리와 같은 마음을 길러내고, 난폭한 소행을 시키고 있는 셈이 된다. 그야말로 천하의 큰 재난인 것이다.

권세나 지위의 다스려지고 어지러워짐에 대한 관계는 원래 일정하지가 않다. 그러나 신자의 설은 그것만 있으면 충분히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고 한 것으로 보아 그의 지혜의 정도가 낮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가령 명마가 견고한 수레에 매여 있다고 하더라도, 무능한 자에게 몰게 한다면 달리지 못할 것이며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유명한 마부였던 왕량에게 몰게 한다면 하루에 천리를 달릴 것이다. 수레와 말은 그대로인데 한편은 천리를 달리고 한편은 웃음거리가 되는 것은 말을 다루는 재능이 판이하기 때문인 것이다.

지금 군주의 지위를 수레로 하고, 권세를 말로하며, 형벌을 채찍으로 하여 그것을 요나 순에게 맡기면 천하는 잘 통치될 것이며, 걸이나 주에게 맡기게 되면 천하는 혼란에 빠질 것이다. 이것은 요나 순의 현명함과 걸이나 주의 우매함이 너무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먼 거리를 질주하려는 자가 왕량을 임용할 줄 모르고, 이득을 얻고 손해를 피하려는 자가 현명한 인물을 임용할 줄 모른다면 말이 되지 않는다. 요와 순도 백성을 다스리는 점에 있어서는 왕량에 해당한다.”

- 韓非子 第40篇 難勢[2]-

應愼子曰: 飛龍乘雲, 騰蛇遊霧, 吾不以龍蛇爲不託於雲霧之勢也. 雖然, 夫釋賢而專任勢, 足以爲治乎? 則吾未得見也. 夫有雲霧之勢而能乘遊之者, 龍蛇之材美之也 今雲盛而螾弗能乘也, 霧醲而螘不能遊也, 夫有盛雲醲霧之勢而不能乘遊者, 螾螘之材薄也. 今桀· 紂南面而王天下, 以天子之威爲之雲霧, 而天下不免乎大亂者, 桀· 紂之材薄也.

且其人以堯之勢以治天下也, 其勢何以異桀之勢也, 亂天下者也. 夫勢者, 非能必使賢者用己, 而不肖者不用己也. 賢者用之則天下治, 不肖者用之則天下亂. 人之情性, 賢者寡而不肖者衆, 而以威勢之利濟亂世之不肖人, 則是以勢亂天下者多矣, 以勢治天下者寡矣. 夫勢者, 便治而利亂者也. 故< 周書> 曰:「毋爲虎傅翼, 將飛入邑, 擇人而食之.」 夫乘不肖人於勢, 是爲虎傅翼也. 桀· 紂爲高臺深池以盡民力, 爲炮烙以傷民性, 桀· 紂得乘四行者, 南面之威爲之翼也. 使桀· 紂爲匹夫, 未始行一而身在刑戮矣. 勢者, 養虎狼之心而成暴亂之事者也, 比天下之大患也. 勢之於治亂, 本未有位也, 而語專言勢之足以治天下者, 則其智之所至者淺矣.

夫良馬固車, 使臧獲御之則爲人笑, 王良御之而日取千里. 車馬非異也, 或至乎千里, 或爲人笑, 則巧拙相去遠矣. 今以國位爲車, 以勢爲馬, 以號令爲轡, 以刑罰爲鞭筴, 使堯· 舜御之則天下治, 桀· 紂御之則天下亂, 則賢不肖相去遠矣. 夫欲追速致遠, 不知任王良 欲進利除害, 不知任賢能, 此則不知類之患也. 夫堯· 舜亦治民之王良也.

 

 

 

 


[목록]
Copyright © 고전읽기. All rights reserved.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