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 자기 속을 보여서는 안 된다(5.주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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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자기 속을 보여서는 안 된다(5.주도.1)

 

자기 속을 보여서는 안 된다

- 한비자 제5편 주도[1]-

도는 만물의 근원이며 시비와 선악의 기준이다. 그리하여 총명한 임금은 도를 지켜 만물의 근원을 터득하게 되며, 기준을 갖추어 성공과 실패, 공로와 과실을 판단할 수 있게 된다. 그리하여 군주는 허심탄회하게 신하를 대하고, 신하 스스로 발표하게 하며, 또 그 책임을 지게하고, 일이 자연스럽게 실현되는 것을 기다린다. 허심탄회하면 상대의 마음을 알 수 있고, 상대의 움직임이 바르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말하고자 하는 자는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일을 하고자 하는 자에게도 자연스럽게 하게 한다. 이 표현과 결과를 비교하여 언행이 일치하도록 하면 군주는 가만히 있어도 신하는 자연스럽게 그 실정을 털어놓는 법이다.

그러므로 이런 말이 있다.

「군주는 자기 욕망을 알려서는 안 된다. 그것을 알려주면 신하는 그것에 맞추어 겉치레에만 힘쓰게 된다. 또 군주는 자기 의사를 말해서는 안 된다. 신하는 그것에 따라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것만을 보이려 하기 때문이다」

또 다음과 같은 말도 있다.

「군주가 자신의 감정을 말하지 않으면 신하는 그 소질을 전부 보여주게 되고, 또 군주가 지혜와 기교를 버리고 대하면 신하는 군주의 의향을 몰라 스스로 경계하게 된다」

이상과 같기 때문에 군주는 지(知)가 있더라도 그것을 쓰지 않고 모든 신하에게 자기의 직분을 자각시키며, 군주는 비록 현명하더라도 과시하지 않고 신하의 동향을 관찰하며, 군주는 용기가 있더라도 그것을 발휘하지 않고 신하들로 하여금 용감성을 발휘하게 해야 한다.

이상을 다시 정리하면, 군주가 자기 지(知)를 버리면 오히려 신하의 심정을 관찰하는 명(明)을 얻을 수 있으며, 자기의 현(賢)을 버리면 신하는 각자 노력하게 되므로 오히려 효과가 있고, 또 군주가 자기 용기를 버리면 신하는 저마다 용기를 발휘하므로 오히려 국가가 강대해지는 것이다. 신하들은 자기 직분을 지키며, 백관은 법에 따르게 되고, 능력에 따라 일하게 될 것이다. 이것을 상도(常道)라 한다.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군주는 조용히 없는 것처럼 있어야 하며, 파악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총명한 임금이 위에 있어 하는 일이 없으면 신하들은 군주의 의향을 알 수 없으며, 더구나 자기편은 간파되고 있으므로 불안하여 견딜 수가 없다. 군주의 도는 신하 중의 지자(知者)에게는 그 지혜를 짜내도록 해야 한다. 그러므로 군주의 지는 막히는 법이 없다. 또, 신하 가운데 현명한 자에게는 재능을 발휘시키고, 그것으로써 임용하므로, 군주의 능력은 무한하게 되고, 효과가 있으면 군주가 현명했기 때문이라고 일컫게 되고, 과실이 있으면 신하가 그 책임을 지게 된다. 그러므로 군주의 명예는 영원히 상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군주는 그러한 술책을 사용하면 현명하지 못해도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고, 무지하더라도 지신(知臣)의 모범이 될 수 있다. 수고하는 것은 신하이고, 성공을 독점하는 것은 군주인 것이다. 이것이 현군의 상법이라는 것이다.

- 韓非子 第5篇 主道[1]-

道者, 萬物之始, 是非之紀也. 是以明君守始以知萬物之源, 治紀以知善敗之端. 故虛靜以待, 令令名自命也, 令事自定也. 虛則知實之情, 靜則知動者正. 有言者自爲名, 有事者自爲形, 形名參同, 君乃無事焉, 歸之其情. 故曰: 君無見其所欲, 君見其所欲, 臣自將雕琢 君無見其意, 君見其意, 臣將自表異. 故曰: 去好去惡, 臣乃見素 去舊去智, 臣乃自備. 故有智而不以慮, 使萬物知其處 有行而不以賢, 觀臣下之所因 有勇而不以怒, 使群臣盡其武. 是故去智而有明, 去賢而有功, 去勇而有强. 群臣守職, 百官有常, 因能而使之, 是謂習常. 故曰: 寂乎其無位而處, 漻乎莫得其所. 明君無爲於上, 群臣竦懼乎下. 明君之道, 使智者盡其慮, 而君因以斷事, 故君不窮於智 賢者敕其材, 君因而任之, 故君不窮於能 有功則君有其賢, 有過則臣任其罪, 故君不窮於名. 是故不賢而爲賢者師, 不智而爲智者正. 臣有其勞, 君有其成功, 此之謂賢主之經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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