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 역린을 건드리지 마라(12.세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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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린을 건드리지 마라(12.세난.5)

 

역린을 건드리지 마라

- 한비자 제12편 세난[5]-

미자하는 위나라 임금에게 총애를 받았다. 위나라 법에 임금의 수레를 몰래 탄 자는 월형에 처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밤, 어떤 사람이 미자하의 어머니가 병이 났다는 사실을 미자하에게 알려 주었다. 미자하는 임금의 명이라 속이고 임금의 수레를 타고 나갔다. 임금이 이 말을 듣고 어질다고 여기면서 이렇게 말했다.

“효자로구나. 어머니를 위하느라 월형의 죄를 범하는 것도 잊었구나.”

어느 날은 미자하가 임금과 더불어 과수원을 노닐면서 복숭아를 따먹다가 맛이 달다고 다 먹지 않고 남은 반을 임금에게 드렸다. 임금은 기뻐하며 말했다.

“나를 사랑하여 맛있는 것도 제가 다 먹지 않고 나에게 먹게 하는구나.”

그러다가 미자하의 고운 얼굴빛이 시들고 총애가 식어져서 임금에게 벌을 받게 되었다. 임금은 말했다.

“미자하는 본래부터 그랬다. 일찍이 나의 수레를 내 명령이라고 속여 탄 일도 있고, 자기가 먹다 남긴 복숭아를 내게 먹인 일도 있었다.”

미자하가 한 행동은 처음과 달리 변한 것이 없다. 그런데 전에는 착하다고 했던 일이 뒤에는 죄를 받게 된 것은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변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군주에게 총애를 받고 있는 동안에는 지혜 있는 말이 받아들여져 친애함을 더하게 되지만, 군주에게 미움을 받게 되면 지혜 있는 말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죄를 받으며 소원함을 더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간언을 하고 담론을 하는 사람은 임금이 미워하고 좋아하는 바를 살핀 뒤에 말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용이란 동물은 유순하여 길들이면 사람이 탈 수도 있을 만큼 유순하다. 그러나 턱밑에 지름 한자 정도 되는 역린이 있는데, 만약 사람이 그것을 건드리면 용은 반드시 그 사람을 죽인다. 군주에게도 역시 역린이 있어 유세객이 임금의 역린을 건드리지 않을 수 있으면 훌륭한 설득이라 할 수 있다.

- 韓非子 第12篇 說難[5]-

昔者彌子瑕有寵於衛君. 衛國之法: 竊駕君車者罪刖. 彌子瑕母病, 人聞有夜告彌子, 彌子矯駕君車以出. 君聞而賢之, 曰:「孝哉! 爲母之故, 忘其犯刖罪.」 異日, 與君遊於果園, 食桃而甘, 不盡, 以其半啗君. 君曰:「愛我哉! 忘其口味, 以啖寡人.」 及彌子色衰愛弛, 得罪於君, 君曰:「是固嘗矯駕吾車, 又嘗啗我以餘桃.」 故彌子之行未變於初也, 而以前之所以見賢而後獲罪者, 愛憎之變也. 故有愛於主, 則智當而加親 有憎於主, 則智不當見罪而加疏. 故諫說談論之士, 不可不察愛憎之主而後說焉.

夫龍之爲虫也, 柔可狎而騎也 然其喉下有逆鱗徑尺, 若人有嬰之者, 則必殺人. 人主亦有逆鱗, 說者能無嬰人主之逆鱗, 則幾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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