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여섯 가지 상반되는 일(46.육반.1)
여섯 가지 상반되는 일
- 한비자 제46편 육반[1]-
죽음을 두려워하며 곤란을 피하는 것은 적에게 항복하거나 도망가는 백성인데도, 세상사람들은 이들을 존경하며 생명을 아끼는 인물이라 하고, 옛 성현의 도를 배워서 자기의 주의를 확립한 자는 법령을 무시하는 인물인데도, 세상 사람들은 이것을 존경하며 학문이 있는 인물이라고 한다. 직업이 없이 놀며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는 자는 쌀벌레에 불과한데도 세상사람들은 이들을 존경하며 재능이 있는 인물이라 한다. 비정상적인 언론을 토하며 무엇이든 아는 척하는 것은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인데도 세상사람들은 이들은 존경하며 박식하고 웅변가라고 한다. 검을 휘두르며 공격하거나 살해하는 자는 포악한 사람인데도 사람들은 이들을 존경하며 용감한 인물이라고 한다. 도둑의 목숨을 살려주고 간악함을 숨기는 자는 사형에 처해야 마땅할 것인데도 사람들은 이들을 존경하며 의협심이 있고 명예를 소중하게 여기는 인물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상 여섯 가지 인물들은 사람들이 박수갈채를 보내는 자들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충의를 위해서 희생이 되는 자는 죽어서 절의를 다하려는 인물인데도 사람들은 이들을 경멸하며 분별력이 없는 바보라고 한다. 견문을 넓히려 하지 않고 오직 위의 명령을 따르는 자는 법률을 충실하게 지키는 사람인데도 사람들은 이들을 멸시하며 딱딱하고 융통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한다. 열심히 일하며 생활하는 자는 생산적인 사람인데도 사람들은 이들을 멸시하며 무능한 백성이라고 한다. 선량하며 착실한 사람은 성실한 인물인데도 사람들은 이들을 멸시하여 우매하고 무지한 사람이라고 한다. 명령을 소중히 여기고 직무를 소중하게 다루는 자는 위를 존경하는 사람인데도 사람들은 이들을 멸시하여 겁쟁이라고 한다. 도둑을 못살게 하며 그 죄악을 고발하는 자는 위에게 명찰을 가져오게 하는 신하인데도 사람들은 이들을 멸시하여, 즐겨 남의 욕이나 하고 위에 잘 보이려고 아첨하는 자라고 하는 것이다. 이상 여섯 부류의 사람들은 세상 사람들이 모두 비난하는 자들이다.
이와 같이 마음씨가 나쁘고 사람들을 속이며 국가에 필요 없는 사람이 여섯 종류가 있는데, 이들을 세상 사람들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칭찬하며, 농사나 전투에 종사하여 국가에 필요한 사람도 또한 여섯 종류가 있는데 이들을 세상 사람들은 위와 같이 비난하는 것이다.
이것을 여섯 가지 상반되는 일이라 하는 것이다.
처사가 자기 이익이 되기 때문에 이상의 무익한 사람들을 칭찬하면, 군주는 그러한 허무맹랑한 명성에 솔깃하여 그 사람을 예우한다. 예우를 받는 자에게는 이익이 수반된다. 백성이 자기에게 손해가 되므로 유익한 사람을 헐뜯으면 군주도 덩달아 세상 평판에 따르기 때문에 총명이 흐려져서 그 사람을 비난한다. 비난을 당하는 자는 반드시 손해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리하여 명예나 포상은 사악을 일삼게 되어 마땅히 벌받을 자에게 주어지고, 비난이나 손해는 공익을 도모하여 마땅히 상을 받을 자에게 가해진다. 이러한 판국이니 국가의 부강을 바랄 수는 없는 것이다.
- 韓非子 第46篇 六反[1]-
畏死遠難, 降北之民也, 而世尊之曰「貴生之士」. 學道立方, 離法之民也, 而世尊之曰「文學之士」. 遊居厚養, 牟食之民也, 而世尊之曰「有能之士」. 語曲牟知, 僞詐之民也, 而世尊之曰「辯智之士」. 行劍攻殺, 暴憿之民也, 而世尊之曰「磏勇之士」. 活賊匿姦, 當死之民也, 而世尊之曰「任譽之士」. 此六民者, 世之所譽也. 赴險殉誠, 死節之民, 而世少之曰「失計之民」 也. 寡聞從令, 全法之民也, 而世少之曰「樸陋之民」 也. 力作而食, 生利之民也, 而世少之曰「寡能之民」 也. 嘉厚純粹, 整穀之民也, 而世少之曰「愚戇之民」也. 重命畏事, 尊上之民也, 而世少之曰「怯懾之民」 也. 挫賊遏姦, 明上之民也, 而世少之曰「讇讒之民」 也. 此六者, 世之所毁也. 姦僞無益之民六, 而世譽之如彼 耕戰有益之民六, 而世毁之如此 此之謂「六反」. 布衣循私利而譽之, 世主聽虛聲而禮之, 禮之所在, 利必加焉. 百姓循私害而訾之, 世主壅於俗而賤之, 賤之所在, 害必加焉. 故名賞在乎私惡當罪之民, 而毁害在乎公善宜賞之士, 索國之富强, 不可得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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