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국가의 안위는 정의에 있다(25.안위.3)
국가의 안위는 정의에 있다
- 한비자 제25편 안위[3]-
임금 스스로가 요임금처럼 착한 임금이 되도록 극기하지 못하면서, 신하들에게만 오자서 같은 충신이 되기를 원하는 것은 폭군 주왕이 모든 은나라 사람들이 비간과 같은 충신이 되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그렇게 되었다면 주왕은 나라를 잃지 않았고 신하들은 망신하지 않았을 것이다.
임금 스스로가 신하의 힘을 알맞게 저울질하지 않아 전성자 같은 역신을 만들고도 신하들 모두가 비간처럼 되기를 바라고만 있으니 나라가 한결같이 편안할 수 없는 것이다.
요·
순 같은 착한 임금을 물러나게 하고, 걸· 주 같은 폭군을 세운다면, 사람들은 자기의 장점을 살릴 수 없고 단점은 감추게 될 것이다. 백성들이 각자의 장점인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국가에는 공이 없을 것이며, 단점을 그대로 지킬 수밖에 없다면 백성들은 삶을 즐겁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공 없는 임금이 삶을 즐거워하지 않는 백성들을 다스린다면, 백성을 잘 다스려 갈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되면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부릴 수가 없고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섬길 길이 없을 것이다.
국가의 안전과 위험은 옳고 그름을 말할 수 있는가의 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지 국가의 강함과 허약함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국가의 존망은 국가 실정이 허술한가 알찬가에 달려 있지 국민의 수가 많고 적음에 달린 것은 아니다.
제나라는 만승의 큰 나라였으나 이름과 실정이 서로 달랐으므로 임금의 지위가 공허하여 나라 안에 이름만 있을 뿐 실권이 이름에 따르지 못했다. 그로 인해 신하가 임금의 지위를 빼앗게 되었다.
걸은 천자였다. 그러나 시비를 판정하는 일정한 기준이 없었다. 공적 없는 자에게 상을 주며 참소하고 아첨하는 자를 등용하니, 거짓을 꾸며 속이는 짓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죄 없는 자를 죽였으니 꼽추는 날 때부터 타고난 것인데 등을 쪼개게 하였고, 거짓으로 속이는 것을 옳다 하고 타고난 천성을 그르다고 했다. 이와 같이 가치 판단이 뒤집혔기 때문에 작은 나라(은나라)가 큰 나라를 쳐서 이기게 되었던 것이다.
현명한 군주는 내정을 확고히 함으로 외교에서 실패하지 않는다. 안에서 실패하고서 먼 나라에 멸망당하지 않는 예는 없다. 그러므로 주나라가 은나라를 빼앗을 때에 조정에 버린 것을 줍듯이 했던 것이다. 은나라가 어진 신하들을 조정에서 버리지만 않았더라면 주나라가 은나라의 국토 안에서 털끝만큼의 작은 것도 감히 얻기를 바라지 못했을 것이니, 감히 지위를 바꾸려 도모했겠는가.
현명한 임금의 도는 법에 충실하고 그 법은 사람의 마음에 충실하다. 그러므로 현명한 임금이 백성에게 군림하면 백성들은 그를 본보기로 삼아 떠나간 뒤에는 사모한다. 요임금은 아교나 칠 같이 굳은 약속을 그 당시 세상에 한 일이 없었으나 그의 도는 행하여졌으며, 순임금은 송곳을 세울 만한 작은 영지도 후세에 남기지 않았으나 덕이 맺어져서 길이 풀리지 않으니, 능히 도를 옛날에 세워서 만세에 덕을 남기는 이를 현명한 임금이라고 한다.
- 韓非子 第25篇 安危[3]-
人主不自刻以堯而責人臣以子胥, 是幸殷人之盡如比干 盡如比干, 則上不失, 下不亡. 不權其力而有田成, 而幸其身盡如比干, 故國不得一安. 廢堯· 舜而立桀· 紂, 則人不得樂所長而憂所短. 失所長, 則國家無功 守所短, 則民不樂生. 以無功御不樂生, 不可行於齊民. 如此, 則上無以使下, 下無以事上.
安危在是非, 不在於强弱. 存亡在虛實, 不在於衆寡, 故齊. 萬乘也, 而名實不稱, 上空虛於國, 內不充滿於名實, 故臣得奪主. 桀, 天子也, 而無是非 賞於無功, 使讒諛以詐僞爲貴 誅於無罪, 使傴以天性剖背. 以詐僞爲是, 天性爲非, 小得勝大.
明主堅內, 故不外失, 失之近而不亡於遠者無有. 故周之奪殷也, 拾遺於庭. 使殷不遺於朝, 則周不敢望秋毫於境. 而况敢易位乎?
明主之道忠法, 其法忠心, 故臨之而法, 去之而思. 堯無膠漆之約於當世而道行, 舜無置錐之地於後世而德結. 能立道於往古, 而垂德於萬世者之謂明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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