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노력하지 않는 자는 돕지 마라(50.현학.3)
노력하지 않는 자는 돕지 마라
- 한비자 제50편 현학[3]-
요즘 학자로서 정치를 논하는 자 중에 다음과 같이 말하는 자가 많다.
「가난한 자에게 주고, 자력(資力)이 없는 자를 도와주어라」
어떤 사람이 있는데 다른 사람들과 조건이 비슷하며, 풍년이 들었거나 다른 수입이 없는데도 그 사람만이 완전히 자급자족하고 있다면 그것은 그가 노력하지 않았다면 검약한 결과이다. 어떤 사람이 있는데 다른 사람과 조건이 비슷하고 또한, 기근이나 질병, 재화, 형벌 따위의 피해가 없었는데도 그 사람만이 가난하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사치를 했거나 나태한 결과인 것이다. 사치를 좋아하고 태만한 자는 가난할 것이고, 노력하고 검약하는 자는 부자가 되기 마련이다. 지금 위에 있는 자가 부자에게서 징수하여 이것을 가난한 자에게 베푼다는 것은 노력하고 검약한 자에게서 탈취하여 사치하고 태만한 자에게 주는 것이 된다. 이래가지고는 백성이 정신을 차리기를 바랄 수 없는 것이다.
가령 여기 한 사람이 있는데, 하나의 이념으로 시끄러운 성안에는 들어가지 않으며, 전투에도 참가하지 않고, 천하를 자기 것으로 할 수 있는 이익이 있어도, 그것과 자기 몸의 털 한 올과도 바꿀 수가 없다고 하는 자가 있다면 세상 군주는 그런 자를 결코 버려두지 않고 예우할 것이며, 그 자를 존중하며, 그 행실을 극찬하여 이익을 가볍게 여기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큰 인물이라고 평가할 것이다. 도대체 위에 있는 자가 좋은 땅과 큰 저택을 제시하며, 작위와 봉록을 설정한 것은 백성으로 하여금 전투에 참가하게 하며, 그 생명과 교환하기 위해서인 것이다. 그런데, 요즘 군주는 이익을 경시하며,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선비를 존중하고 있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백성이 목숨을 버리고 군주를 위해 희생하기를 바란다면 아무것도 얻을 수가 없을 것이다.
- 韓非子 第50篇 顯學[3]-
今世之學士語治者, 多曰:「與貧窮地以實無資.」 今夫與人相若也, 無豊年旁入之利而獨以完給者, 非力則儉也. 與人相若也, 無饑饉· 疾疚· 禍罪之殃獨以貧窮者, 非侈則惰也. 侈而惰者貧, 而力而儉者富. 今上徵歛於富人以布施於貧家, 是奪力儉而與侈惰也, 而欲索民之疾作而節用, 不可得也.
今有人於此, 義不入危城, 不處軍旅, 不以天下大利易其脛一毛, 世主必從而禮之, 貴其智而高其行, 以爲輕物重生之士也. 夫上所以陳良田大宅, 設爵祿, 所以易民死命也. 今上尊貴輕物重生之士, 而索民之出死而重殉上事, 不可得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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