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 성인이 없어져야 도적도 없어진다 (외편:10.거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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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없어져야 도적도 없어진다 (외편:10.거협,3)

 

성인이 없어져야 도적도 없어진다

- 장자(외편) 제10편 거협[3]-

세상에서 말하는 지극한 지혜로써 큰 도적을 위해 재물을 쌓지 않는 것이 있던가? 이른바 지극한 성인으로서 큰 도적을 위해 지켜주지 않는 것이 있던가?

옛날에 용봉은 목이 잘리고, 비간은 가슴이 갈려지고, 장홍은 배를 찢기고, 오자서는 강물에 던져졌다. 이 네 사람은 현명했기 때문에 죽음을 면하지 못하였다고 할 수 있다.

도척의 부하가 도척에게 물었다.

“도둑질에도 도가 있습니까?”

도적이 대답했다.

“어디를 간들 도가 없을 수 있겠느냐? 남의 집에 감추어져 있는 것을 마음대로 알아맞히는 것은 성인이다. 남보다 먼저 들어가는 것은 용기이다. 남보다 뒤에 나오는 것은 의로움이다. 도둑질을 해도 되는가 안 되는가를 아는 것은 지혜이다. 그리고 나누어 갖는 것은 어짊이다. 이 다섯 가지를 갖추지 않고서 큰 도적이 되었던 사람은 세상에 하나도 없었다.”

착한 사람도 성인의 도를 얻지 못하면 서지 못하고, 도척도 성인의 도를 얻지 못하면 행세하지 못한다. 세상에 착한 사람은 적고 착하지 않은 사람은 많으니, 성인이란 세상을 이롭게 하는 점은 적고 해롭게 하는 점이 더 많은 것이다. 그러므로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고, 노나라 술이 묽어 조나라 수도 한단이 포위 당했다고 하는 것이다.

성인이 생겨나자 도둑이 일어났다. 그러니 성인을 쳐 없애고 도둑을 가만히 내버려두면 천하는 비로소 다스려질 것이다.

냇물이 마르면 골짜기가 생겨나고, 언덕이 평평해지면 연못이 메워진다. 성인이 죽어버리면 큰 도적은 생겨나지 않고, 천하는 평화로워져 아무 탈도 없게 될 것이다. 성인이 죽어버리지 않으면 큰 도적은 멈추지 않는다. 비록 성인을 존중하며 천하를 다스린다 하더라도 그것은 바로 도적을 존중하여 이롭게 하는 것이다.

- 莊子(外篇) 第10篇 胠篋[3]-

嘗試論之, 世俗之所謂至知者, 有不爲大盜積者乎? 所謂至聖者, 有不爲大盜守者乎? 何以知其然邪? 昔者龍逢斬, 比干剖, 萇弘胣, 子胥靡, 故四子之賢而身不免乎戮. 故跖之徒問於跖曰:「盜亦有道乎?」跖曰:「何適而无有道邪! 夫妄意室中之藏, 聖也. 入先, 勇也. 出後, 義也. 知可否, 知也. 分均, 仁也. 五者不備而能成大盜者, 天下未之有也.」由是觀之, 善人不得聖人之道不立, 跖不得聖人之道不行. 天下之善人少而不善人多, 則聖人之利天下也少而害天下也多. 故曰, 唇竭則齒寒, 魯酒薄而邯鄲圍, 聖人生而大盜起. 掊擊聖人, 縱舍盜賊, 而天下始治矣. 夫谷虛而川竭, 丘夷而淵實. 聖人已死, 則大盜不起, 天下平而无故矣.

聖人不死, 大盜不止. 雖重聖人而治天下, 則是重利盜跖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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