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 - 거만함을 버리고 겸손하라(2.황제.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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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만함을 버리고 겸손하라(2.황제.15)

 

거만함을 버리고 겸손하라

- 열자;제2편 황제[15]-

양주는 남쪽 패땅으로 가고, 노자는 서쪽 진나라로 놀러갔다. 양주가 기다려 양나라에서 노자를 만났다. 노자가 양주와 길을 걸어가던 도중에 하늘을 우러러 탄식을 하며 양주에게 말하였다.

“처음에 나는 그대를 가르칠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 아무리 보아도 가르칠 만한 사람이 못되는구나.”

양주는 이 말을 듣고 아무 대답도 못하고, 다만 노자의 뒤를 따라 가다가 여관에 들어 같이 묵게 되었다. 양주는 양치와 세수를 하고 옷을 단정히 입은 뒤에 신은 문 밖에 벗어 놓고 무릎으로 기어서 노자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 노자의 앞에서 말하였다.

“조금 전에 선생님께서는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시면서「처음에는 가르칠 만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 가르칠만한 사람이 못된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때 저는 선생님께 그 까닭을 여쭤보려 하였으나 선생님께서 길만 가시기에 바빠 미쳐 여쭈어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선생님께서 틈이 있으신 듯하니 저의 잘못을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노자가 양주에게 말하였다.

“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아까 그대의 몸가짐을 보니 눈은 거만하게 부릅뜨고 자기 위에는 사람이 없는 것 같은 방자한 태도였다. 그대는 대체 앞으로 누구와 더불어 살아갈 작정인가? 세속의 인간들과 지내려 하면 모르겠지만 적어도 도학에 뜻을 둔 사람이라면 광명의 대도를 지니고서도 암흑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이해야 하고, 성대한 덕을 지니고서도 항상 부족함을 가져야 하는 법이다.”

양주는 이 말을 듣고 불안스러운 태도로 얼굴빛이 변하면서 말하였다.

“앞으로 더욱 조심하여 선생님의 말씀을 받들겠습니다.”

양주가 처음 여관에 들어갔을 때는 매우 거만한 태도였으므로 여관의 하인들은 위압감을 느껴 벌벌 떨면서 그를 맞아들였고, 연관의 주인은 혹시 꾸지람이나 듣지 않을까 조심조심 앉을 자리를 깔아놓았고, 그의 아내는 세수 수건과 머리 빗을 가지고 왔고, 여관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자리를 피하였고, 불을 쬐고 있던 사람들도 모두 화로에서 피하였다. 그러나 양주가 그 여관에서 나갈 무렵에는 아주 겸손한 태도로 변하였기 때문에 그 여관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양주를 자기들과 동등한 인물로 생각하여 서로 먼저 앉으려고 자리다툼까지 하였다.

- 列子;第2篇 黃帝[15]-

楊朱南之沛, 老聃西遊於秦. 邀於郊. 至梁而遇老子. 老子中道仰天而歎曰:「始以汝爲可敎, 今不可敎也.」楊朱不答. 至舍, 進涫漱巾櫛, 脫履戶外, 膝行而前曰:「向者夫子仰天而歎曰:‘始以汝爲可敎, 今不可敎.’弟子欲請, 夫子辭行不閒, 是以不敢. 今夫子閒矣, 請問其過.」老子曰:「而睢睢, 而盱盱, 而誰與居? 大白若辱, 盛德若不足.」楊朱蹴然變容曰:「敬聞命矣!」其往也, 舍者迎將家, 公執席, 妻執巾櫛, 舍者避席, [火+易]者避竈. 其反也, 舍者也之爭席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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