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 - 잊는다는 것은 귀중한 일이다(3.주목왕.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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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는다는 것은 귀중한 일이다(3.주목왕.7)

 

잊는다는 것은 귀중한 일이다

- 열자;제3편 주목왕[7]-

송나라의 양리라는 마을에 살던 화자는 4· 50세 가량의 중년이 되어, 무엇이든 잘 잊어버렸다. 아침에 남에게 가져온 물건을 저녁에 가서는 잊어버리고, 저녁에 남에게 준 물건은 아침이면 잊어버렸다. 길을 가다가도 어디로 가는지 방향을 잊어버렸다. 방안에 앉아 있으면서도 자기가 어디에 앉아 있는지 잊어버리기도 하였다. 또한 방금 전에 한 일을 잊어버리기도 하였다. 또한 내일이 되면 오늘 한 일을 잊어버리기도 하였다.

그래서 집안 사람들은 모두 이것을 병이라 생각하였다. 그래서 학문이 깊은 사관벼슬을 하는 사람에게 찾아가 보았으나 무엇이라 점을 치지 못하였다. 무당에게 가서 신께 기도를 올렸으나 병아 낫지 않았다. 의원을 찾아가서 고쳐보아도 병은 낫지 않았다.

그 때 노나라에서 한 유생이 왔다. 그는 스스로 말하기를 무슨 병이든 잘 고친다고 하였다. 화자의 처자가 그를  찾아가서 전 재산의 반이 들더라도 병을 고쳐주기를 원했다.

유생이 말하였다.

“이 병은 본래가 사관이 점괘에 나타나는 징조를 보고 무꾸리해서 나을 병이 아니고, 무당이 신께 기도를 해서 나을 병도 아닙니다. 또한 의원이 약을 써서 고칠 수 있는 병도 아닙니다. 내가 한번 그의 마음과 생각을 변화시키면 아마도 병이 고쳐질 것입니다.”

그리고는 유생이 화자의 옷을 벗기니 옷 입기를 원했고, 굶겨보았더니 먹기를 원했고, 캄캄한 방안에 있게 하였더니 밝은 데로 나가기를 원했다. 그러자 유생은 병을 고칠 가망성이 보인다고 크게 기뻐하며 화자의 아들에게 말했다.

“당신 아버지의 병은 고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병을 고치는 방법은 비밀스럽게 전해오는 것이어서 함부로 사람들에게 알릴 수 없는 것입니다.”

그 유생은 주위의 사람을 다 내보내고 혼자 방안에서 치료한지 칠일이 되었으나 다른 사람은 그가 어떤 방법으로 병을 고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마지막 날이 되자 여러 해 동안 있었던 병이 하루아침에 깨끗이 다 나아버렸다.

그러나 지금까지 잊어버리기를 잘 하던 병에 걸렸던 화자는 제정신이 들어 깨어나자마자 크게 화가 나서 제 아내를 내쫓고 제 아들에게 벌을 주고, 다음에는 창을 손에 들고 그 유생을 잡으러 쫓아갔다.

지나가던 송나라 사람이 그를 붙잡고 무슨 일인지 그 까닭을 물었다.

화자가 대답하였다.

“나는 이제까지 모든 것을 잘 잊어버렸습니다. 나의 마음은 호탕하여 천지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이제 갑자기 의식이 회복되어 지나간 일들을 모두 알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수십 년 간 누가 살아있고 누가 죽고, 누가 무엇에 성공을 하고, 누가 무엇에 실패하고, 또 슬퍼했던 일, 즐거웠던 일, 좋아했던 일, 싫어했던 일, 이 모든 것이 복잡하게 머리 속에 떠오를 뿐 아니라, 또 나의 미래에 대해서도 그런 복잡 다양한  모든 일이 머리 속에 떠올라 나의 마음을 산란하게 할까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 하면 내가 다시 금방 잊어버리기를 잘하는 정신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지 유생을 잡으러 가는 중입니다.”

자공이 이 말을 듣고 이상히 여겨 그의 선생 공자에게 물었다.

공자가 말하였다.

“그것은 너의 지식으로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는 그의 수제자 안회를 돌아다보며 말했다.

“너는 이 일을 마음 속에 잘 새겨 두어라.”

- 列子;第3篇 周穆王[7]-

宋陽里華子, 中年病忘, 朝取而夕忘, 夕與而朝忘 在塗則忘行, 在室而忘坐 今不識先, 後不識今. 闔室毒之. 謁史而卜之, 弗占 謁巫而禱之, 弗禁 謁醫而攻之, 弗已. 魯有儒生, 自媒能治之, 華子之妻子以居産之半請其方. 儒生曰:「此固非封兆之所占, 非祈請之所禱, 非藥石之所攻. 吾試化其心, 變其慮, 庶幾其瘳乎!」於是試露之而求衣 飢之而求食 幽之而求明. 儒生欣然告其子曰:「疾可已也. 然吾之方密傳世, 不以告人. 試屛左右, 獨與居室七曰.」從之. 莫知其所施爲也, 而積年之疾, 一朝都除. 華子旣悟乃大怒, 黜妻罰子, 操戈逐儒生. 宋人執而問其以. 華子曰:「曩吾忘也, 蕩蕩然不覺天地之有無. 今頓識, 旣往數十年來, 存亡得失‧哀樂好惡, 擾擾萬緖起矣. 吾恐將來之存亡得失哀樂好惡之亂吾心如此也, 須臾之忘, 可復得乎?」子貢聞而怪之, 以告孔子. 孔子曰:「此非汝所及乎!」顧謂顔回紀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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