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
명과 실이 일치되는 것이 진리이다(7.양주.1)
명과 실이 일치되는 것이 진리이다
- 열자;제7편 양주[1]-
양주가 노나라로 여행을 가서 맹씨 집에서 묵고 있을 때 맹씨가 양주에게 물었다.
“사람이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그 뿐이지, 어째서 자기 이름을 내려고 하는 것입니까?”
양주가 대답했다.
“이름을 내려는 것은 부자가 되고 싶어서 그러는 것입니다.”
맹씨가 다시 물었다.
“부자가 이미 되었으면 목적을 달성했는데, 어째서 그것으로 만족을 하지 못합니까?”
양주가 말했다.
“사람의 욕심이란 부자가 된 것으로 만족을 하지 못하고, 그 위에 또 자기의 지위가 높아지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맹씨가 다시 물었다.
“자기의 지위가 이미 높아졌는데 왜 또 그것으로 만족을 못합니까?”
양주가 말했다.
“사람의 욕심이란 자기의 이름이 나고, 또 부자가 되고, 지위도 높아지면 그 다음엔 자기가 이 세상에서 오래오래 살지 못하고 빨리 죽게 된다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자기 목숨을 하루라도 더 연장시켜 보려고 온갖 약을 다 써 봅니다. 그러나 끝내 죽게 됩니다.”
맹씨가 다시 물었다.
“사람이 죽으면 만사가 모두 그만인데, 어째서 그것으로 체념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까?”
양주가 말했다.
“사람의 욕심이란 그것으로 그치지 못하고, 또 자기가 죽은 뒤의 자손까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맹씨가 물었다.
“그러면 사람의 욕망이란 결국 자기 자손을 위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 같은데, 사람이 처음에 자기의 이름을 낸다는 것과 자손을 위한다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으며, 또 무슨 이익이 있습니까?”
양주가 말했다.
“사람이 처음에 자기 이름을 내기 위해서는 자기 몸을 괴롭히고, 자기 마음을 초조하게 합니다. 왜냐하면 한 번 자기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면 그 이름을 빌어 가지고서 부를 끌어들입니다. 그리하여 자기 집안까지 은덕을 입히고, 한 걸음 나아가서는 자기가 사는 동네 사람들에게까지 이익을 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사람의 욕심이 자기 뒤의 자손까지 위한다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이와 반대로 대개 자기의 이름을 내기 위해서는 자기의 생활을 청렴결백하게 하고, 청렴결백하면 자연히 생활이 가난하게 됩니다. 또 자기의 이름을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기의 재산을 남에게 주고, 재산을 남에게 줌으로써 자기 생활을 천하게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양주가 또 예를 들어서 말했다.
“옛날 관중이 제나라의 재상이 되었을 때 자기가 섬기는 임금이 미색을 좋아하면 자기도 미색을 좋아했고, 임금이 사치한 생활을 좋아하면 자기도 사치한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하여 임금과 신하가 서로 뜻이 맞고, 말을 하면 서로 그대로 쫓아서 마침내는 정책이 잘 실행되고, 나라가 천하에 으뜸이 되게 되었습니다. 그가 죽은 뒤에는 부귀가 관씨 한 몸에서 그쳤을 뿐이었고, 그 자손들에게는 미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전씨가 제나라의 제상이 되었을 때에는 임금이 호화로운 생활을 하면 자기는 검소한 생활을 했고, 임금이 백성들에게서 세를 많이 거두어들이면 자기는 저축해 두었던 사재를 털어서 백성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이리하여 백성들의 마음이 다 그에게 돌아가 마침내는 제나라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그의 자손들은 지금까지 그치지 않고 행복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보면 선을 행하되 이름을 내려고 하지 않는데, 이름이 저절로 나는 것은 사실과 일치되는 실제 이름입니다. 그러나 이름이 사실과 일치되면 사생활은 자연히 가난하게 됩니다. 이와 반대로 이름을 내되 반드시 자기의 공리를 위하지만 세상 사람이 그것을 잘 모르는 것은 이름과 사실이 일치되지 않는 거짓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이름이 사실과 일치되지 않으면 그의 사생활은 부유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의 생활이란 너무 실속만 차리면 이름이 잘 나지 않고, 너무 이름만 위하면 실속이 없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름이란 것은 거짓일 뿐입니다.
옛날 요와 순 두 임금은 허유와 선권이라는 두 사람에게 천하를 물려주려 하여도 받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거짓으로 천하를 허유와 선권에게 물려주려고 했습니다. 마침내 요와 순은 천하를 남에게 주지 않고 자기 혼자서 백년동안 행복을 누렸습니다. 이와 반대로 백이와 숙제 두 사람은 그의 아버지 고죽군이 진심으로 그의 임금자리를 물려주려 했는데, 서로 사양하여 나라를 잃어버리고, 나중에는 수양산에서 굶어죽게 되었습니다. 실제와 거짓에 대한 말은 이렇게 아주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 列子;第7篇 楊朱[1]-
楊朱遊於魯, 舍於孟氏. 孟氏問曰:「人而已矣, 奚以名爲?」曰:「以名者爲富.」旣富矣, 奚不已焉? 「曰:「爲貴」. 「旣貴矣, 奚不已焉?」曰:「爲死」. 「旣死矣, 奚爲焉?」曰:「爲子孫.」「名奚益於子孫?」曰:「名乃苦其身, 燋其心. 乘其名者澤及宗族, 利兼鄕黨 况子孫乎?」「凡爲名者必廉廉斯貧 爲名者必讓, 讓斯賤.」曰:「管仲之相齊也, 君淫亦淫, 君奢亦奢, 志合言從, 道行國霸, 死之後, 管氏而已. 田氏之相齊也, 君盈則己降, 君斂則己施, 民皆歸之, 因有齊國 子孫享之, 至今不絶.」「若實名貧, 僞名富.」曰:「實無名, 名無實 名者, 僞而已矣. 昔堯舜僞以天下讓許由‧善卷, 而不失天下, 享祚百年. 伯夷‧叔齊實以孤竹君讓, 而終亡其國, 餓死於首陽之山. 實僞之辯, 如此其省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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