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 - 본능대로 살다 죽으면 그만이다(7.양주.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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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대로 살다 죽으면 그만이다(7.양주.7)

 

본능대로 살다 죽으면 그만이다

- 열자;제7편 양주[7]-

제나라의 현인이라 알려진 안평중이 어떻게 하면 병 없이 오래 살 수 있을까 하는 양생법을 관이오에게 물었다. 관이오가 대답했다.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할 뿐입니다. 곧 의식작용과 감각기능을 막아 버리지 않으면 되는 것입니다.”

안평중이 다시 물었다.

“시각을 차지한 눈과 같은 감각기능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관이오가 대답했다.

“귀는 듣고 싶은 대로 듣고, 눈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코는 맡고 싶은 대로 냄새를 맡고, 입은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하고, 몸은 편안히 지내고 싶은 대로 편안히 지내고, 마음은 뜻대로 실행하면 그만입니다.

대체로 귀로 듣고 싶은 것은 바로 음성입니다. 그런데 이 음성을 듣지 못하게 하는 것을, 귀의 청각을 막아버리는 것이라 합니다. 또 눈으로 보고 싶은 것은 미색입니다. 그런데 이 미색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을 눈의 시각작용을 막아버리는 것이라 합니다. 또 코로 냄새를 맡고 싶은 것은 바로 후추와 난초의 향기입니다. 그런데 이런 향기를 맡지 못하게 하는 것을 코의 후각을 막아버리는 것이라 합니다. 또 입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옳은 것은 옳다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옳고 그른 것을 말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사람의 의식작용을 막아버리는 것이라 합니다. 또 몸이 편안히 지내고 싶은 것은 바로 미와 행복입니다. 그런데 이 미와 행복을 추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사람의 쾌락을 막는 것이라 합니다. 또 사람이 뜻대로 하고 싶은 것은 바로 자유입니다. 그런데 이 자유를 얻지 못하게 하는 것을 의지작용을 막는 것이라 합니다.

이와 같이 사람이 사람의 모든 자연본능을 막아버린다는 것은 아주 잔학한 군주의 행위 곧 이지작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이지작용을 제거한 후에 매일매일 마음대로 뜻대로 기쁘게 살아가다가 죽는 날에 가서 죽으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살아가면 하루 사는 것이 한 달 사는 것보다 더 산 보람이 있고, 일년 사는 것이 십 년 사는 것보다 더 보람이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나의 양생법입니다.

그렇지 않고 이 잔학한 이지작용에 사로잡히고, 구속이 되어 몸이 편안히 쉬려하나 쉬지 못하고, 마음은 우수와 사려에 둘러싸여 백년, 만년 오래 살게 되더라도 이것은 나의 양생법이 아닙니다.”

관이오가 다시 이어서 안평중에게 말을 했다,

“내가 이미 당신에게 양생법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러면 내가 당신에게 반문을 해보겠는데, 사람이 죽을 때에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안평중이 대답했다.

“사람이 죽으면 장례식을 그저 간단히 하면 될 뿐입니다. 무엇을 특별히 말씀을 드릴 것이 있겠습니까?”

관이오가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듣고 싶었던 말이 그 말입니다.”

안평중이 말했다.

“내가 죽으면 그만입니다. 내가 죽은 다음에 그것이 나에게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나의 시체를 불에 태워도 좋고, 물 속에 넣어도 좋고, 땅속에 묻어도 좋고, 들판에 내던져도 좋고, 섶나무에 쌓아서 개천이나 산골짝에 내버려도 좋고, 좋은 비단옷을 입혀 돌로 만든 관속에 넣어도 좋지 않겠습니까? 그저 그 때 형편대로 하면 그만이 아니겠습니까?”

관이오가 이 말을 듣고 곁에 있던 포숙과 황자에게 말했다,

“사람의 죽고 사는 도리는 나와 안평중 두 사람이 남김없이 이미 말을 다 했습니다.”

- 列子;第7篇 楊朱[7]-

晏平仲問養生於管夷吾. 管夷吾曰:「肆之而已, 勿壅勿閼.」晏平仲曰:「其目奈何?」夷吾曰:「恣耳之所欲聽, 恣目之所欲視, 恣鼻之所欲向, 恣口之所欲言, 恣體之所欲安, 恣意之所欲行. 夫耳之所欲聞者音聲, 而不得聽, 謂之閼聰 目之所欲見者美色, 而不得視, 謂之閼明 鼻之所欲向者椒蘭, 而不得嗅, 謂之閼顫 口之所欲道者是非, 而不得言, 謂之閼智 體之所欲安者美厚, 而不得從, 謂之閼適 意之欲所爲者放逸, 而不得行, 謂之閼往. 凡此諸閼, 廢虐之主. 去廢虐之主, 熙熙然以俟死, 一日一月, 一年十年, 吾所謂養. 拘此廢虐之主, 錄而不舍, 戚戚然以至久生, 百年千年萬年, 非吾所謂養.」管夷吾曰:「吾旣告子養生矣, 送死奈何?」晏平仲曰:「送死略矣, 將何以告焉?」管夷吾曰:「吾固欲聞之.」平仲曰:「旣死, 豈在我哉? 焚之亦可, 沈之亦可, 瘞之亦可, 露之亦可, 衣薪而棄諸溝壑亦可, 袞衣衣繡裳而納諸石槨亦可, 唯所遇焉.」管夷吾顧謂鮑叔黃子曰:「生死之道, 吾二人進之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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