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
참다운 밀담은 서로 말하지 않는다(8.설부.12)
참다운 밀담은 서로 말하지 않는다
- 열자;제8편 설부[12]-
백공이 장차 내란을 일으켜 스스로 임금의 자리에 오르려는 생각을 은밀히 가지고 있었다.
어느 날 공자에게 물었다.
“당신과 밀담을 나누어도 되겠습니까?”
공자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미리 알고 있었으므로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잠자코 있었다.
“만일 돌을 물에다 던지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오나라의 헤엄 잘치는 사람이 건져낼 수 있겠지요.”
“만일 물에 물을 부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치수란 물에 승수란 물을 합한다면, 물건의 맛을 잘 아는 역아와 같은 사람이 맛을 보고 그 물을 구별해 내겠지요.”
“그러면 당신과는 참으로 밀담을 할 수 없겠습니까?”
“하지 못할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본래 참다운 밀담이란 서로 말의 뜻만 아는 것이 아닐까요? 대개 말의 뜻만 안다는 것은 말로 말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물고기를 잡으려고 다투는 사람은 비록 물고기를 잡지 못하더라도 자연히 자기 옷을 물에 적시게 되고, 또 짐승을 잡으려고 쫓아가는 사람은 비록 짐승을 잡지 못하더라도 자연히 뛰게 됩니다. 이 두 가지 일은 다 불쾌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아주 지극한 말은 말을 하지 않고, 지극한 행위는 행하지 않습니다. 대개 얕은 지혜로 서로 다투는 것은 근본을 잃고 말단만 아는 사람입니다.”
그 후 백공은 비밀이 누설되어 마침내 욕실에서 목욕을 하다가 피살되었다.
- 列子;第8篇 說符[12]-
白公問孔子曰:「人可與微言乎?」 孔子不應. 白公問曰:「若以石投水何如?」 孔子曰:「吳之善沒者能取之.」 曰:「若以水投水何如?」 孔子曰:「淄‧澠之合, 易牙嘗而知之.」 白公曰:「人故不可與微言乎?」 孔子曰:「何爲不可? 唯知言之謂者乎!夫知言之謂者, 不以言言也. 爭魚者濡, 逐獸者趨, 非樂之也. 故至言去言, 至爲無爲. 夫淺知之所爭者, 末矣.」 白公不得已, 遂死於浴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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